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연말이면 내년도 경영계획 (혹은 사업계획)을 수립합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며 잘한점이 무엇이고 못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내년도 사업환경은 어떻게 변화될 것 같고, 고객들의 Needs는 어떻게 될것이고...
그래서 우리 사업의 방향은 이렇게 나아갈 것이고...
그에 따라 매출과 이익은 이정도 될것이다 라고...
쉽게 말해서 내년도의 매출과 이익 목표를 확정하는 작업이 경영계획입니다.
여기에도 수많은 이해관계로 인해 작용/반작용, 밀고 당기기, 뒤통수치기가 만연합니다.
회사의 권한 관계는 단순하게 보면 오너 > CEO > 임원 > 팀장 순으로 되어 있죠.
문제는 오너를 제외한 이들이 모두 월급쟁이라는 것입니다.
내년도 상황이 올해 실적보다 떨어질게 거의 100% 명확한 상황일지라도
월급쟁이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유리한 쪽으로 경영계획을 보고합니다.
CEO와 임원의 입장에서는
'올해보다 내년 목표는 10% 상승 입니다. (사실은 -30%지만...)'
'무지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직원이 노력하여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요.'
'(1년 동안 결과를 만들어 낼테니... 임원 자리 1년 더 연장 시켜줘염.. 오케이 ?)'
이런 어필을 하는 거죠...
직원들은 누구보다도 이 경영계획의 숫자가 허황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몸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말도 안되는 이 목표를 위해 과연 몇사람이나 열과 성을 다할까요 ??
팀장의 입장에서는 소위 말하는 "꼬불치기"를 합니다.
내년에 거의 확실시되는 매출이 100이라고 치면, 경영계획에는 50~60 정도만 적어 냅니다.
전사 숫자를 모아보면, 당연히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불만인 숫자가 되겠죠.
그럼 다시 재작업 지시가 떨어집니다.
두번째 작업에서는 55~65정도 내어 놓고... 이런 작업을 수차례에 걸쳐 반복하여
최종적으로 70~80 정도의 숫자에서 내년도 경영계획 목표가 정해 집니다.
그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이 목표가 얼마나 달성하기 어려운지를 주위에 어필을 하죠.
이 과정에서 CEO가 열을 받게 되면, 아예 목표수치를 일괄적으로 정해서 내려줍니다.
전 부서의 영업이익이 10% 상향 되거나,
CEO의 감으로 여유가 있는 부서에 더 높은 목표수치를 하달하는 식으로 말이죠.
반대로 올해 100이라는 성과를 냈는데, 내년에 아무리 노력해도 50밖에 안나온다면
솔까, 50이 최선이다라고 공개하면서 정면 돌파 하거나...(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1년 내내 눈치보고 시달림 당하느니 내년도 목표 120이라고 뻥치고 연말에 한번 혼나고 말자라는
두가지 방향의 전술(?)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영업직원 개개인의 영업사이트 목표를 합하여 팀의 목표를 만들고,
팀의 목표를 합하여 부서의 목표를 만들고, 각 부서의 목표를 합하여 전사 목표를 만듭니다.
목표가 조정되면 그 근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제일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재작업이 이루어집니다.
팀별 담당자, 팀장, 부서담당자, 부서장, 기획팀 직원들 이들 모두가
추석이 지나고 12월까지 거의 세달여동안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매달립니다.
이런 계획 하에, 그 다음해 뚜껑을 열어보면 당연히 목표를 초과 달성하거나 큰 GAP이 발생하겠죠.
초과달성하게 되면
'내가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알아 ? 목표가 70인데 100이나 달성했단 말이야.
내 연봉도 좀 올려주고, 임원 승진도 좀 시켜주라.. 엉 ?'
어깨에 뽕이 들어가고, 회의시간에 목소리가 커집니다.
미달하는 경우
'작년 경영계획 수립시에도 반영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목표가 3/4분기~ 4/4분기에 계획되어 있습니다.
특히 4/4분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시장의 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계획입니다.
그때가 되면 충분히 달성가능 합니다' 라고 뒤로 뒤로 미룹니다.
그럼 연말에 가서는 ?
'시장상황은 수시로 변합니다. 종종 예측하지 못한 곳으로 흘러가죠.'
'우리는 열심히 할만큼 했는데 시장상황이 안따라준걸 어떻합니까 ? '
......
......
많은 이익이 예상되도 조금 밖에 이익이 안나는 것 처럼..
많은 손실이 예상되도 조금 이익이 나는 것 처럼...
그래야 칭찬을 받을 일은 크게 받고, 혼나야 되는 일은 끝에 가서 한번만 혼나면 되거든요..
이런 상황이 겹치다 보니, 경영계획의 숫자는 믿을게 못됩니다.
심지어는 3개월 뒤도 예측을 못하는데 향후 3년치의 경영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기업들은 추석이 지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작업에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할 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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